폭우로 집이 침수되면 도어락이 순식간에 위험한 물건이 될 수도 있다.
17일 조선비즈는 침수된 집에서 도어락이 열리지 않아 큰 피해를 볼 뻔한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쯤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날 동작구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30대 남성 A 씨는 집이 침수되자 급히 빠져나왔다.
이때 옆집에 홀로 사는 70대 남성 B 씨가 걱정됐다.
A 씨가 B 씨 집 앞에 도착하자 아직 탈출하지 못한 B 씨의 비명이 들렸다.
A 씨는 B 씨에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물어본 뒤 문을 열어 구조하려 했다.
하지만 빗물에 침수된 도어락은 작동하지 않았다.
A 씨는 곧장 B 씨의 집 창가로 돌아가 방범창을 뜯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싱크대 위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B 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구조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B 씨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도어락이 고장 났던 건 A 씨 집도 마찬가지라 발휘한 기지였다.
A 씨는 “침수가 되면 수압 때문에 밖에 있는 사람이 현관문을 열고 안에 있는 사람을 구조해야 하는데, 도어락이 잠긴 상태로 꿈쩍도 안 하니 탈출도, 구조도 애를 먹었다”라고 말했다.
도어락 업체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 대다수가 침수 대비 설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용화된 도어락은 6~8V(볼트) 정도인데, 습도가 80%까지만 올라가도 오작동이 난다는 것.
일각에서는 도어락이 침수 시 자물쇠가 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에 설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