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느끼는 직업만족도가 매년 하락하고 있다.
1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교원 응답자 29.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는 지난 2012년 한국교총이 해당 질문을 항목에 포함한 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진 결과다.
교직생활 중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24.6%)가 1순위로 꼽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교실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전해주는 현직 교사의 글이 공유돼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 A씨는 ‘초6 가르치면서 있었던 일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며 겪었던 일을 털어놨다.
A씨는 지난해 1년 동안 6학년을 맡아 혼신의 힘과 정성을 다해 가르쳤고, 졸업식 때 학부모님께 ‘최고의 선생님’이라는 감사 문자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일은 남학생 4명에게서 나온 일인데 이것도 새 발의 피”라고 운을 뗐다.
사연에 따르면 이 남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며 막말을 쏟아냈다.
수업시간에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매번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있냐” “내가 안 해도 아무것도 못 하죠. 킹받죠?”라고 말했다.
또 어버이날을 맞아 잔잔한 노래를 틀어준 뒤 편지 쓰기 활동을 시키니 “억지 눈물 짜내는 거 역겹다”라고 했다.
태블릿PC를 활용하는 수업에서는 유튜브로 이상한 영상을 재생하고 끄지 않았다.
그래서 A씨가 태블릿PC 뺏으려 하면 남학생들은 “수업권 침해하냐”고 따졌다고.
또 엄하게 혼내다 아이가 무서워하면 아동학대가 될 수 있어 명심보감을 쓰게 했더니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 줄임말로 노인 비하 표현) 냄새 심하게 난다”라며 종이를 찢어버렸다.
어떤 애를 묘하게 괴롭히길래 주의를 줬더니 “감정이입 하는 거 보니 당한 경험 있으신 듯”이라고 비꼬았다.
어느 날, 너무 화가 나서 엄하게 혼냈더니 책상을 발로 차고 나가기도 했다.
A씨는 “애 학교 나갔다가 다치면 내 책임이다. 근데 걔 찾으러 나갔다가 수업 못해도 내 책임이다”라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이걸 보고 참을 수밖에 없었던 게 4명의 부모 반응이 다 똑같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부모들이 한결같이 “선생님께서 잘 가르치셔야죠” “왜 우리 아이한테 그러세요”라며 A씨에게 책임을 돌렸던 것.
A씨는 “제일 미안한 건, 내 에너지의 90%를 저 4명 막아내는 데 쓰고 10%를 26명에게 써야 했다는 거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