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편의점에 ‘여기는 당신의 안방이 아닙니다’라는 글과 함께 잠옷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화제를 모았다.
안내문을 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안내문이 과하다는 쪽과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쪽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잠옷 외출과 비슷한 종류의 논쟁이 바로 헤어롤이 아닐까.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 30대 대리는 근무 시간에 헤어롤을 하는 20대 신입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사에서 헤어롤 어디까지 이해해야 되나요?’라는 글이 공유됐다.
직원 9명인 회사의 유일한 4년 차 대리인 작성자 A씨는 함께 일하는 신입 직원이 매일 퇴근 1시간 전부터 앞머리 헤어롤을 한다고 전했다.
A씨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꼰대같이 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헤어롤 하는 거 보니까 고딩때 생각난다. 근데 여긴 회사다”라고 한 소리 했고 “안 빼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석 달이 흐른 어느 날, 회사에 미팅이 잡혀 외부 손님이 방문하기로 했다.
미리 언질을 줬는데도 신입은 아랑곳없이 헤어롤을 말고 있었다.
A씨가 이를 다시 지적하자, 신입은 “아넹. 제가 머리가 축축쳐져서 안 하면 비 맞은 것 같아서요. 앞으로는 안 할게요”라며 웃었다.
그런데, 신입은 다음 날 오후 5시가 되자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선 고데기를 꺼내 30분 동안 머리를 만졌다. 머리카락 타는 냄새를 풍기면서.
참다못한 A씨가 또 한 소리 하자 신입은 “그럼 냄새만 안 나면 되나요?”라고 물었다.
A씨는 “냄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업무시간에 1시간 동안 헤어롤 말고, 고데기는 가져와서 30분 동안 하고. 업무시간 외에 해도 될 일을 업무시간에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다음날 신입은 “앞머리만 하는 헤어롤은 안 된다고 하고, 고데기도 싫어하셔서 생각해 낸 거다”라며 온 머리가 가채처럼 보일 정도로 풍성한 헤어롤을 말고 나타났다고.
참고로 회사 대표는 이 상황을 몰랐고, 신입의 행동에 대해 언급하는 다른 직원은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너무 화가 나 아무 말도 생각도 안났다. 내가 진짜 뒤떨어진 사람인가 싶다”라며 “화내는 내가 꼰대인지, 그냥 놔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 누리꾼은 “집도 아니고 회사에서 왜 헤어롤을 하고 있지?” “개념 없어 보인다” “기본적인 에티켓은 좀 지켰으면” “외부인 오면 헤어롤은 안 하는 게 당연하거 아님?” “정도껏 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일에 지장 없으면 신경 끄는게 좋을 듯” “고데기는 일하는 시간에 딴짓이지만 헤어롤은 괜찮지 않나” “자기 자리에서 일 잘하면 헤어롤이 뭔 상관” 등의 댓글로 신입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