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연필 1만 자루를 급하게 깎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 특유의 선거방식 때문이었다.
지난 20일 A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군마현 오타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방지 대책으로 유권자가 사용한 연필을 투표 후 집으로 가져가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본은 한국처럼 기표 용기로 도장을 찍는 방식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시는 유권자 수에 맞춰 연필 10만 3,000개를 특별 주문했다.
하지만 20일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 쓰일 연필을 급히 마련해야 했고, 시는 항바이러스성 기능이 있는 연필 1만 개를 추가 구입했다.
그런데 공장에서 안 깎인 연필을 보내 공무원들이 한 자루씩 손수 깎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아사히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시 관계자들이 작은 사무실에 둘러앉아 자동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고, 한 직원은 깎은 연필을 전달받아 보호 뚜껑을 씌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들은 “일주일 전부터 (연필깎이) 작업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얼마나 깎은 건지 모르겠다”며 “꾸준히 깎아 어떻게든 기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의 이런 투표 방식은 무효표를 발생시킬 여지가 많아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일본은 오는 31일 총선에서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중의원 전체 465석을 새로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