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한 달여 앞두고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도 불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성탄 트리의 십자가 장식을 두고 논쟁이 불거졌다.
교회에 설치된 트리도 아니고, 공공기관 앞에 설치된 트리에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설치하는 게 맞냐는 것.
문제를 제기한 한 누리꾼은 “유럽, 미국 그리고 바티칸에서도 크리스마스에는 십자가가 아닌 별을 단다”며 “그런데 왜 아무 상관 없는 한국이 크리스마스트리에 십자가를 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십자가는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상징이다. 성탄절 장식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 크리스마스트리 십자가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시청 광장 앞 트리에는 원래 별이 달려 있었지만,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이 재임하면서 십자가로 바뀌었다.
서울시가 트리 설치에서 손을 뗐고, 기독교단체가 자체 예산으로 트리를 설치하게 된 것.
이때부터 기독교 단체가 트리 꼭대기에 별 대신 십자가를 달기 시작했고, 시민들의 불만도 꾸준히 제기됐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종교차별신고센터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위의 십자가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문화적 상징물로 받아들이기 어려우므로 철거하거나 십자가를 별 모양으로 교체해 달라”는 신고도 접수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른 종교와 형평성 논란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2014년 “올해부터 서울광장에서 종교단체들이 성탄 트리나 연등 설치 시 십자가와 만(卍)자 등 종교 상징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단법인 한국교회연합은 “기독교의 최대 축일인 성탄절에 서울광장에 세우는 성탄 트리조차 간섭하는 서울시의 이번 결정이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십자가 논란에 한 누리꾼은 “차라리 서울시 예산으로 트리를 제작하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