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집회 소음으로 주민들이 병원을 찾는 일까지 벌어지자 주민들도 보수단체에 반발하는 맞불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평산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 3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마을회관부터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고 있는 사저 맞은편 도로까지 행진했다.
주민들은 ‘욕설은 이제 그만”시끄러워 못 살겠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평산마을은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40여 가구에 100명 가량이 거주 중이며, 60~70명이 고령자들이다.
24일 양산시에 따르면 평산마을 70대~90대 초반 어르신 10명이 병원진료를 받았다.
어르신들은 집회 소음으로 인한 불면증과 환청,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식욕부진으로 신체 이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산마을은 지난달 29일 보수 단체가 첫 집회와 가두시위를 시작으로 문 전 대통령 귀향 전까지 간헐적으로 집회·시위가 계속됐다.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다음 날인 11일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집회(1일 집회 포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한 단체는 11일부터 30시간 연속으로 확성기 집회를 강행해 마을 주민들이 밤잠을 설쳐야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게 주말에도 계속되고 있다.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육성을, 종일 욕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