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이후…영국 축구계 단체로 ‘SNS 보이콧’

By 김우성

영국 축구계가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SNS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에서 선수들과 축구계 관계자들을 향한 차별행위가 계속됨에 따라 이달 30일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 59분까지 소셜미디어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PL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번 ‘SNS 보이콧’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관하는 사무국 외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등 10개 단체가 동참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SNS를 통한 인종차별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손흥민(29,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 후 인종차별의 타깃이 됐다.

당시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건넨 패스가 골로 연결됐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득점이 취소됐다. 경합 과정에서 맥토미니가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화면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맨유 팬들은 오히려 심판의 반칙선언을 유도하기 위한 ‘할리우드 액션’이라며 손흥민을 비난했고, 경기 뒤 손흥민의 SNS에 몰려와 인종차별적인 댓글을 달았다.

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처

이에 토트넘 구단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끔찍한 인종차별을 당했다.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과 함께 전수 조사를 진행하여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결국 영국 축구계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SNS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번 보이콧 움직임은 영국 축구계가 소셜미디어 회사들을 압박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전해졌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모욕에 대한 회사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등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온라인상의 혐오를 뿌리 뽑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보이콧은 이를 강조하기 위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단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2월 축구계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공격적인 게시물 필터링과 차단, 제거, 개선된 검증 절차 등을 요구했다.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멈추지 않는 차별적 메시지를 막고 실제적인 결과가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요청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