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을 사칭해 4천만원을 가로챈 뒤 택시를 타고 운반하던 보이스피싱 수금책이 택시기사와 경찰의 합동작전 끝에 붙잡혔다.
지난 19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 7일 서울 용산역에서 화성으로 간다는 50대 남성 B씨를 태웠다.
택시가 화성에 도착하자 B씨는 “사람을 만나 서류를 받고 다시 서울로 갈 테니,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B씨는 1시간 뒤 택시로 돌아왔고, 다시 서울로 가자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 그는 은행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의 수금책으로, 화성에서 사기 피해자를 만나 현금 4,450만원을 건네받고 택시로 돌아온 것이었다.
30분 뒤 사기라는 것을 깨달은 피해자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B씨가 타고 간 택시 차량번호를 경찰에게 알려줬다.
이에 화성서부경찰서는 해당 택시를 긴급 수배했고, 잠시 뒤 택기기사 A씨의 연락처를 파악한 경찰은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A씨에게 “가까운 파출소에 정차해 달라”고 부탁했고, 서울대입구쪽을 지나고 있던 A씨는 곧바로 서울 낙성대지구대로 향했다.
A씨는 경찰과 통화한 뒤에도, 태연하게 운행을 계속했다. 그는 “(경찰관 전화를 받고) 황당해서 깜짝 놀랐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서울대에서 사당동 방향으로 낙성대지구대가 생각났다”고 밝혔다.
그렇게 택시는 낙성대지구대 앞에 섰고, 대기하던 경찰들이 택시 뒷문을 열고 B씨를 체포했다.
경찰과 택시기사의 합동작전 끝에 붙잡힌 남성은 “서류를 운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