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 가나에 모인 헌 옷들이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복스(Vox)는 아프리카에 막대한 양의 의류폐기물이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를 ‘패스트패션’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는 매주 1,500만 벌의 옷이 들어온다. 가나 인구 3천만 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옷들은 모두 미국, 호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기부되는 중고의류다.
가나 사람들은 그 옷들을 ‘죽은 백인의 옷'(Dead white man’s clothes)이라고 부른다.
처음 헌 옷이 보내졌을 때, 가나 사람들은 주인이 사망해 더 이상 입지 못하게 된 옷을 보낸 거라 여겨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좋은 의미로 전달된 것이지만, 매주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옷은 가나에서 골칫거리다.
일부 상태가 좋은 중고의류는 시장에서 되팔리기도 하지만, 남은 40%는 가나에 도착하자마자 의류폐기물로 변해 매립지로 향한다.
기부된 옷들은 매립지에 쌓이고 쌓여 ‘쓰레기 산’이라는 흉측한 모습으로 변했다.
매체는 “패션 산업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빠르게 대량생산되는 ‘패스트패션’은 중고로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금방 버려진 옷들은 기부라는 형태로 가나로 보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관계자의 말을 빌려 “가나는 선진국의 섬유 폐기물 투기장이 됐다. 그들은 기부라는 말 뒤에 숨어 문제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