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에서 ‘선생님의 얼굴’이 사라지고 있다.
16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울산의 한 초등학교 졸업앨범에는 학생들의 증명사진은 다 있지만, 졸업반 담임교사를 제외한 다른 교사들의 증명사진은 실리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한 교사들이 증명사진 싣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최근 졸업앨범에 실린 교사의 사진을 온라인상에 올려 교사를 모욕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교사들이 졸업앨범 촬영 자체를 거부하거나, 앨범에 사진을 싣는 걸 거부하는 추세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 1월 경남 진해에서는 배달 앱의 게시판에 특정 학교 여교사 4명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들을 모욕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들은 5년 전 학교 졸업앨범에 실린 것이었다.
또 인터넷 학부모 카페나 단체대화방 등에도 교사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른바 ‘얼굴 품평’, 즉 외모를 평가하거나 지적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교육부는 졸업앨범에 교사의 사진을 싣기 전 교사에게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관한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일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먼 훗날 선생님의 얼굴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추억 없는 시대가 오는 건 아닐까,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