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분홍색 여성전용 주차장이 14년 만에 사라진다. 대신 사라진 자리에는 주황색 ‘가족배려 주차장’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 6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은 여성우선주차장 주차구획을 가족배려주차장 주차구획으로 바꿔 이용대상을 넓힌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는 여성뿐만 아니라 임산부와 어르신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주차구획 위치도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주차관리원이 인접한 곳에 조성했던 것을 이동 통로와 가까운 곳이나 폐쇄회로(CC)TV와 인접한 곳으로 옮긴다.
기존 여성우선 주차장은 서울시가 지난 2009년 도입했다. 30대 이상 주차 가능한 곳에 전체 주차 면수의 10% 이상 조성됐다. 현재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 129곳·1만 6640면 가운데 69곳·1988면이 여성우선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성별 간 갈등을 유발하고 정작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약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시내 공영주차장과 각 구청, 산하기관 등 단계적으로 여성우선주차장 표시를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이후 민간 영역에도 점차 자율적인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