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청학동 스쿨존에서 1.5t짜리 원통형 화물에 치여 숨진 아이의 아빠가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우리 딸이 없으니 집이 너무 조용하고, 적막하고, 냉장고 소리만 들린다”고 말하며 참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영도구 청학동 A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개됐다.
아이 아빠 B씨는 “뉴스에서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희생자 A양’이라고 불리는 우리 아이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적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엄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아이였다”며 “공부하다가 갑자기 엄마에게 달려가서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렸다. 그러면 아이 엄마가 가슴이 터지도록 안아줬다”고 적었다.
또 “이런 모습들을 보며 매일 평범한 일상이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B씨는 “밖에 나갈 때면, 엄마를 언니에게 양보한다며 제 손을 잡고 다니던 아이였다”며 “사고 당일에도 우리 딸이 한 아이와 손을 잡고 등교했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교 동생이라고 하더라. 사람 챙기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눈물을 펑펑 흘렸었는데,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이 글로 담을 때와 또 다르다”고 털어놨다.
또한 “다음 달이 딸 생일이어서 미리 생일 선물을 준비해뒀는데, 이제 전해줄 수가 없다”며 “내일은 우리 장모님 기일인데 (딸이) 장모님과 같은 묘에 묻히게 됐다. 하늘나라에서 서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28일 아침 등굣길이었다.
당시 하역 작업 중이던 지게차에서 1.5t 규모의 원통형 화물이 굴러 떨어지며 초등학생 3명, 30대 여성 1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10세 여아가 목숨을 잃었고, 다른 3명은 크게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