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을 배경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바라보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 전해지며 누리꾼들을 울렸다.
지난달 8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주 피네이루의 마을 쓰레기 매립장에서 여느 때처럼 쓰레기를 뒤지던 12세 소년 가브리엘 실바의 눈에 특이한 물건이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크리스마스트리’였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든 채 ‘대체 이게 무엇인가’ 고민하는 듯한 소년의 모습은, 당시 브라질의 처참한 상황을 취재하던 AFP통신의 사진기자에 의해 포착됐다.
이후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널리 퍼졌고, 뒤늦게 큰 화제가 됐다.
쓰레기장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는 사람들, 모여든 독수리, 이를 배경으로 누군가 버린 크리스마스트리를 바라보고 서 있는 아이와 그 눈에 어린 순수함이 묘한 대조를 이룬 것.
가브리엘은 “지금까지 한 번도 크리스마스트리라는 것을 가져본 적 없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가브리엘은 쓰레기 매립장 인근 오두막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학교에 다녀오면 쓰레기장을 뒤지며 팔 만한 물건을 찾는다. 그렇게 쓰레기를 팔아 한 달에 버는 돈은 약 600헤알(약 12만 원) 정도다.
사진과 함께 가브리엘의 사연이 알려지자, 브라질 전국 각지에서 먹을 것을 포함해 다양한 기부 물품이 가족에게 전해졌다.
커다랗고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도착했다.
한 현지 국선변호사는 “이곳 쓰레기장은 마치 세상의 끝에 나타나는 종말의 현장 같다. 도처에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십여 명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서로 뒤엉킨다”면서 “이곳은 빈곤층 중에서도 최하층민이 생활하는 곳으로 이번 사진을 계기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