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나는 정체 모를 악취 때문에 경찰에 신고했다가 이웃의 고독사 소식을 듣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면서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약 한 달 전부터 A씨가 사는 아파트 복도에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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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음식물을 비롯한 쓰레기를 현관 앞에 내놓는 집이 많았고, 쓰레기로 인한 악취려니 하고 넘겼다.
그러나 복도에 방치된 쓰레기가 없는데도 악취는 점점 더 심해졌다.
사건 발생 하루 전날, 악취가 절정에 달하자 참지 못한 A씨는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악취 나는 집을 찾으려 벨을 누르고 다녔다.
그러다 A씨는 문제의 집이 쓰레기를 문 앞에 모아두는 집이 아닌, 그 옆집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고, 관리직원들은 거주자에게 연락해 보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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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생선이나 젓갈이 썩는 듯한 비린내가 나서 좀 쎄했다”며 “살면서 맡아본 냄새가 아니라서 확인해야겠다 싶은 마음에 장 보러 나가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집 주소와 함께 최근 고독사가 많아 걱정된다며 확인해 달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약 30분 뒤, 소방차량이 출동했다는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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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마치고 귀가한 A씨는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신고자임을 밝히고 ‘제가 생각한 게 맞냐’고 묻자 ‘맞다’고 했다”며 “문 앞바닥에는 검붉은 액체가 흘러나왔고 문이 닫혀있을 때는 차원이 다른 악취에 머리가 아팠다”고 전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고독사한 이웃의 집은 구조대가 현관문 잠금장치를 제거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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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년 가까이 살면서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분인데 참 안타깝다”며 “아마 최소 한 달 반 정도 지난 것으로 느껴진다. 음식물과 쓰레기만 복도에 없었더라도 더 일찍 알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고독사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 고독사 추정 인원은 315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 고독사 인구가 2403명으로 여성(662명)의 3.6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