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실종됐던 우리 진순이가 27시간 만에 살아서 돌아왔어요.”
경북 예천에서 집중 호우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가운데 산사태에 떠내려갔던 진돗개 ‘진순이’가 약 하루 만에 집으로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인 권호량(73)씨가 키우던 진돗개 진순이는 전날 오전 5시경 스스로 집에 돌아왔다. 지난 15일 새벽에 떠내려가 실종됐다가 약 27시간 만에 무사히 돌아왔다.
권씨가 이날 새벽 마당에 나갔더니 온몸이 진흙으로 뒤덮인 진순이가 꼬리를 흔들며 권씨를 반기고 있었다.
권씨는 “진순이 털을 정리했는데 흙이 한 바가지 나왔다”라며 “마을 아래까지 떠내려갔을 텐데 집을 찾아온 게 놀랍다”라고 말했다.
앞서 진순이가 실종됐던 지난 15일 벌방리에 있는 권씨의 집 마당에 빗물과 토사가 덮쳤다. 물이 얼굴까지 차는 상황에서 권씨는 소나무를 붙잡고 버텼지만 진순이는 이미 떠내려가고 없었다고 한다.
권씨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진순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평생 돌보며 행복하게 지내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권씨는 지난해 8월 경북 영주에서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한 살 진순이를 데려왔다.
한편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17일 오전 9시 기준 19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으며 8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는 모두 예천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 사망자만 9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