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말, 크리스마스 캐럴로 가득하던 호주의 음원 차트에 이상한 앨범이 등장했다.
‘멸종의 노래’라는 이름의 앨범은 마이클 부블레와 머라이어 캐리의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을 제치면서 단숨에 차트 ‘Top5’에 진입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 앨범에는 ‘사람 소리’가 전혀 없었다는 것. 사람의 목소리도,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 소리도 담겨 있지 않은 이 앨범에는 ‘새소리’로 가득했다.
‘버드라이프 오스트레일리아’가 만든 이 음원은 호주 내 멸종위기에 처한 52종의 새소리를 모아 놓은 곡이다.
야생동물 음향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지난 30년 이상 수집한 ‘야생의 소리’라고 한다. 새의 짧은 지저귐 하나를 녹음하기 위해 수풀 속에서 수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지난해 12월 3일(현지 시간) 이 앨범이 발매되자, SNS를 통해 구매 캠페인이 일어났고, 그 덕에 호주 아리아 음원차트에 랭크된 것이다.
야생동물 소리만 담긴 앨범으로는 유일하게 차트 5위 안에 들어간 최초의 앨범이란 기록을 썼다.
앨범 판매 수익은 버드라이프 오스트레일리아의 야생보존 프로젝트에 쓰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앨범으로밖에 들을 수 없는 새소리가 벌써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기후 위기와 대규모 산림 화재로 호주의 조류 1,299종 중에서 216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찰스 다윈대학 조사팀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