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로고 내 거야” 애플, 111년 역사의 ‘스위스 과일 연합’에 소송

By 연유선

글로벌 IT 기업 애플이 111년 역사를 가진 ‘스위스 과일 연합(FUS)’에 사과 로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요구했다.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와 타임스 등 외신은 애플이 FUS에 사과 로고에 대한 광범위한 지적재산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FUS는 더 이상 사과 로고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FUS는 111년 역사의 스위스 최대·최고(最古) 과일 관련 연합이다. 반면 애플이 IT 업계의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설립된 것은 ‘고작’ 1976년이다.

FUS의 현 로고는 빨간 사과 오른쪽 윗부분에 스위스 국기의 흰색 십자가가 새겨진 모양이다. 애플은 해당 로고가 자사 로고인 ‘한입 베어 문 사과’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며 변경을 요구했다.

애플은 2017년 이후 스위스 내에서 과일인 ‘사과’를 묘사하는 것과 관련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여 왔다. 그러나 지난 해 가을 지식재산권을 담당하는 SIIP(Swiss Institute of Intellectual Property)는 애플의 지식재산권 요구 중 일부만 인정했다. 일반적인 상품에 대한 포괄적인 이미지는 사회 전체의 공유 재산이라는 이유였다.

FUS의 상임이사 지미 마리테스는 “이 소송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애플이 ‘한 입 베어물은’ 애플 로고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애플 소송의 목적은 실제 사과 모양 전체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사과 이미지는 매우 보편적인 것이다. 모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애플이 소송을 걸었던 회사들의 로고 /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독일의 개인 카페 ‘아펠킨트’, 호주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 ‘스위스과일연합(FUS)’, 미국 생수 회사 ‘조젯’ ,중국 식품 회사 ‘스촨팡궈식품’

앞서 애플은 지난 2021년 미국 생수 브랜드인 ‘조젯(Georgette)’의 로고가 자사 로고와 비슷하다며 상표등록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 따르면 애플은 일본, 터키, 이스라엘, 아르메니아를 비롯해 전 세계 수십 개 지적재산권 당국에 비슷한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