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물가가 아시아에서 유독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계란·소고기 등은 아시아 도시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는 전 세계 557개 도시 중 서울의 장바구니 물가를 전 세계 15위로 집계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는 버뮤다의 수도 해밀턴으로 나타났다. 2~10위는 바젤·루체른·취리히 등 스위스 주요 도시가 차지했다.
15위를 기록한 서울은 아시아 도시로는 유일하게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홍콩은 40위, 싱가포르 48위, 타이베이 136위, 도쿄는 144위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주요 도시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쌌다. 베이징 365위, 상하이 311위, 항저우 305위로 조사됐다.
서울은 아시아 120여 개 도시 가운데 오렌지·토마토·사과·바나나·계란·소고기 등이 가장 비싸다.
바나나는 1㎏ 4800원, 사과 1㎏ 8500원, 계란 12알 5300원, 소고기는 1㎏에 5만5200원으로 집계돼 전부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서울이 아시아 도시 중 물가 2위를 기록한 품목은 쌀(1㎏ 4800원), 빵(500g 4000원), 감자(1㎏ 5900원), 양상추(1통 3200원) 등이다.
가정에서 흔히 먹는 닭고기와 양파도 각각 3위와 4위로 나타났다.
서울은 생활비도 비싼 편이다. 1인 가구와 4인 가구 한 달 생활비는 각각 154만원, 560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도쿄의 1인 가구와 4인 가구 한 달 생활비는 각각 117만원, 415만원으로 서울보다 약 25% 낮았다.
생활비 비싸기로 이름난 홍콩도 4인 가구 생활비는 530만원으로 서울보다는 적게 들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식품 업체들이 곡물 가격과 기름값,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많이 올렸다”며 “상대적으로 과일과 식품 등 생산이 원활했던 동남아나 엔저(円低)로 가격 상승이 억제됐던 일본보다 우리나라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