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 사흘, 금일, 이지적, 무운, 유선상, 고지식, 북침.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 문해력 논란을 부른 단어들이다.
대부분 단어의 뜻을 잘 몰랐던 젊은이들이 오히려 이 단어를 쓴 사람을 조롱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때문에 ‘모를 수도 있다. 그러면 뜻을 찾아보는 게 먼저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너무 모르면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견’이라는 단어 때문에 난감해진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한 학생의 과외를 맡고 있는 A씨는 학생의 어머니에게 문자를 받게 됐다.
이 어머니는 과외 중 자녀와 정치적으로 사견을 나누었는지 물었고, 되도록 수업 중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근데 사견이라는 말씀은 지나치신 것 아닌지 싶네요”라며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매도하신다면 저도 사람인지라”라며 발끈했다.
어머니는 A씨의 말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선생님이 사견이라는 뜻을 오해한 것 같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사견의 사전적 의미는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십악의 하나로 알고 있다”라며 “뜻을 다르게 아셨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어를 잘못 아시고 쓰신거라면 죄송하다”라고 아량(?)을 베풀었다.
답답했던 어머니는 “제가 잘 모르게 쓴 것이 아니라 사견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뜻이다”라고 다시 설명했고, A씨와 통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A씨는 어머니와 주고받은 대화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 과외 끝난 건가. 괜히 급발진 했어”라며 후회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에서 사견을 찾아본 후 뜻을 오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어머니가 말한 것은 사견(私見)이고, A씨가 찾아본 것은 사견(邪見)으로 뜻이 달랐던 것.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사견도 모르면서 누굴 가르친다는 건지” “어머니가 참 교양 있으시네” “모르면 가만히 있지” “사견은 진짜 많이 쓰이는 단어인데 모른다는게 더 신기하다” “검색을 해도 이런 사태가 생기는구나” “국어 과외는 절대 아닐 듯” “사견을 모르는 것보다 태도가 더 문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