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청 빙상팀 소속 선수들이 코치를 공정하게 채용해 달라는 호소문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선수들이 직접 지도자 선발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과 이준서, 김건희, 김길리, 김다겸, 서범석 등 성남시청 쇼트트랙 선수들은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입장’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최민정은 “시합을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원하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과 함께 성명문을 게시했다.
다른 선수들도 한목소리로 “이번 코치 선발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선발이 아닌,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자 중 코치, 감독 경력이 가장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소통이 가능한 코치님이 오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 관심이 쏠리는 건 안현수(빅토르 안)와 김선태 전 감독 때문이다.
러시아로 귀화한 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중국대표팀 코치로 일한 안현수와 사령탑을 맡은 김 전 감독은 최근 성남시청 코치직에 지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위 2배수 후보에 들지 않아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서류와 면접 심사를 통해 기술, 소통 능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했다”라며 “빙상계 여론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나오는 시각도 평가에 반영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코치 발표가 예정된 날 성명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안현수와 김 전 감독이 코치 선발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최민정은 31일 오전 게시글 내용을 수정해 “입장문은 지난 9일 성남시에 제출한 것”이라며 “(성명을 발표한 건) 최근 코치 선임을 둘러싸고 나오는 기사와 얘기들로 인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뒷전에 있고 사회적 이슈들이 주를 이뤄 선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성남시는 이날 공식 누리집을 통해 빙상 코치 합격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성남시는 향후 다시 코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