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를 남기며 3살 아이가 비행기 창문에 스티커를 붙여놓은 사진을 올린 지역 맘카페의 게시글이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내릴 때 떼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시야 확보에 방해돼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지난 25일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사진인데 여행 다녀왔다면서 누가 이런 사진을 올렸더라”라는 내용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엄마 B씨가 쓴 게시글과 사진을 공유했다.
A씨는 “전 이 사진 너무 어이가 없었다. 붙였다가 다시 뗄 수 있는 스티커라 해도 저런 데에 붙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공기의 유리창은 창가 좌석에 앉은 사람뿐 아니라 다른 좌석에 앉은 사람도 이용할 권리가 있고, 유리창 본연의 목적은 외부 시야 확보라고 말했다.
A씨의 지적에 B씨는 직접 답글을 달고 “스티커는 흔적도 안 남게 잘 떨어지는 스티커라 아기가 잠깐 붙였다가 뗐고, 다 챙겨서 내렸다”라며 “제가 가진 다른 영상 보면 아기가 다 떼는 영상도 있다. 문제가 될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붙였다 뗐다 하며 논 게 5분도 안 된다. 흔적이 안 남아도 창문에는 못 붙이게 제지했어야 했나”라고 물으며 “전 조용히 시키는 거에만 급급했다. 뭐든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B씨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누리꾼들은 ‘내릴 때 뗐다면 아무 문제 없다’, ‘아이가 스티커를 붙이지 못해 울어서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보다 낫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B씨를 비판한 누리꾼들은 ‘공공기물에 스티커를 붙여도 된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다’, ‘비행기 창문은 모든 승객의 안전과 관련돼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해당 글에 항공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직접 본인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본인을 승무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창문을 통해 비상 상황이나 엔진 화재를 봐야 하는데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업계 종사자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항공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내부 및 외부 모든 부착물에 화재 테스트를 의무화해서 통과된 자재만 부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내 벽면 안내 표시 부착물 스티커와 광고용 그래픽 제작물도 미연방항공청에서 승인한 접착제와 필름을 사용해야 하고, 이는 화재 또는 긴급상황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토콜”이라며 “저 스티커 뒷면 접착제는 당연히 사전 승인된 제품이 아니고 잔여 접착제가 유리창에 붙어있을 텐데 가연성이 있는 물질인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1989년 영국 브리티시미들랜드항공 추락사고 때도 한 승객이 창문을 보고 왼쪽 엔진에 불이 난 것을 발견했었다. 그러나 승객과 승무원이 이 사실을 조종실에 알리지 않았고, 기장은 엔진 통제장치만 보고 오른쪽 엔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오른쪽 엔진의 출력을 줄여버렸다. 이 사고로 승객 126명 중 47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