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건물 외벽을 올라 옥상에 갇혀 있던 개 25마리를 구한 노숙자가 페루의 ‘시민 영웅’이 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페루의 수도 리마 중심부에 있는 한 재활용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 11대가 출동할 정도였던 불은 금세 공장 인근 주거용 건물로 번지기 시작했고, 3층짜리 동물보호소 건물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주민들은 급히 대피했지만, 문제는 건물 옥상 동물보호소에 갇힌 유기견들이었다.
그때, 한 남성이 화재가 발생한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남성은 콜롬비아 국적의 세바스찬 아리아스였다.
당시 목격자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그는 침착하게 발코니 난간을 타고 건물 위로 올라간 뒤 유리창을 주먹으로 깨트리고, 옥상에 갇혀 있던 마지막 유기견 한 마리까지 무사히 구조했다.
지켜보던 이들은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고, 그가 안전히 내려올 수 있도록 사다리를 잡아줬다. 아리아스가 구조한 개들 중 두 마리는 새 가족을 찾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리아스는 “위험에 처한 개들을 보니 최근 스스로 세상을 떠나려 한 아내가 떠올라 외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어떻게 해냈는지 자신도 의아하다며 “아드레날린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고 전했다.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왔다는 아리아스는 “이제 거리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빨리 배울 수 있다”며 페루에서의 새 삶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