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을 갖게 되면서 부산 대표 축제인 부산불꽃축제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 가운데 숙박업소들이 예약 취소 위약금을 요구하면서 예약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1일 연합뉴스, 부산일보 보도 등에 따르면, 해운대에 사는 40대 A 씨는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 광안대교 측면이 보이는 오피스텔을 40만 원에 예약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고, 부산시는 불꽃축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A 씨는 곧바로 호스트(숙소 공유자)에 예약 취소를 문의했다.
하지만 호스트 측은 자연재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환불 규정에 따라 결제금 절반만 환불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에 도움을 청했지만,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박업소가 대부분 미신고 숙박업을 하고 있어 행정지도에 한계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광안리 해변 주변에는 3000호실 가까운 허가 받지 않은 공유 숙소가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불꽃축제를 맞아 광안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면 1박 100만 원이 넘는 요금으로 예약받아왔다.
A 씨는 “불꽃축제로 평소보다 비싼 요금을 내고 예약했는데, 또 결제 금액의 50%를 위약금으로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라고 반발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위약금 지불과 관련해 소비자 문의와 피해자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 등 일부 일반 숙박업소와 음식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일부 예약자는 1~2주 안에 축제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예약을 축제일까지 미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축제일 1~2주 뒤인 19일과 26일에 예약이 더 들어왔다”라며 “축제일까지 예약을 미뤄 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축제일 확정이 안 돼 무턱대고 알겠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이어 “객실을 다시 팔아야 해 조금 손해인 건 맞지만 전액 환불을 해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주점 관계자도 “예약금 모두 환불해 드렸다”라며 “아쉬운 부분 있지만, 많은 분이 안타깝게 돌아가신 상황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업소에 자체 약관이 있더라도 사정을 감안해 환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만 에어비앤비는 대부분 신고되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인 탓에 협조 요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