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해촉한 실무위원이 반발과 함께 내부 폭로를 이어가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인수위의 첫 해촉 인사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으로 일한 조상규 변호사다.
앞서 인수위는 28일 “실무위원 1인에 대해 해촉을 완료하였으며 전문위원 1인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 후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인수위는 해촉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실무위원이 조 변호사라는 게 알려지자 SNS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조 변호사가 인수위 건물 현판 앞에서 ‘셀카’를 찍었는데 그 뒷배경에 당선인 경호 차량이 번호판이 노출된 채 찍혔기 때문이다.
조 변호사는 사진을 공개하며 “사진에 나오는 차는 제 차와 똑같은 차인데 단지 방탄이고 기관총이 들었다는 차이가 있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인은 경호처로부터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고 있어 차량 번호 등은 모두 보안 사항이다.
여기에 워크숍 PPT 내용을 공개하고 인수위 소속으로 외부 강연을 다녀온 것을 홍보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조 변호사는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경호 차량의 번호판이 명확히 다 나온 사진이 인터넷에 허다하다”며 “통의동 입구에 이렇게 많은 보안요원들이 있는데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안내를 하거나 제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수위 출근 중 외부 강연을 나간 것과 관련해 “강의 내용조차도 인수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4차산업혁명을 설명하는 강의였다. 강의안 옆에는 ‘공개’라고 돼 있는데 이게 보안 사항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수위로부터 해촉 사유가 뭔지 어떤 통보도 설명도 못받았다”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위원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내에서 ‘갑질’ 사례가 이어져 왔다고도 주장했다.
모 인수위원을 겨냥해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자신이 출연한 세바시(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관계자들에게 호통치고 교육부 업무보고 시작 30분 전부터 혼자 부처 사람들 정신교육 하고, 내내 혼자 발언하며 자기 눈을 보고 업무보고 하라고 강요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위원들 발언을 제한해 인수위원 개인의 분과위원회가 되어버렸고, ‘여자 실무위원이 케익을 자르라’는 성적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 출신으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의 압수수색 등을 받은 바 있다.
인수위 측은 “자진 사퇴하신 분이 하신 말씀 하나하나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