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세우고 달려간 기사…의식 잃고 쓰러진 학생 살려

By 연유선

시내버스 운행 도중 길가에 쓰러진 남성을 발견하고 버스를 멈춰 세운 뒤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한 기사의 선행이 화제다.

29일 KBS와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시내버스 운전기사 엄원섭(34)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16분쯤 버스를 몰고 남구 신정동을 지나고 있었다.

엄씨는 승객을 태운 뒤 출발하려 할 때 아파트에 인접한 길가에 쓰러져 있는 학생을 발견했다.

KBS울산 유튜브 캡처

그가 상황을 목격했을 당시 여학생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또래로 보이는 학생 세 명이 서 있었다.

학생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급히 하차하던 엄씨는 “늦게 도착해도 된다”는 승객 1명의 격려에 힘입어 서둘러 학생에게 달려갔다.

엄씨는학생의 상태를 확인하려 말을 걸었으나 그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엄씨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주변에 있는 시민들에게는 학생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팔,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했다. 약 3분 정도가 지난 뒤 쓰러진 학생은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엄씨는 학생이 의식을 회복한 것을 확인하고 119구급대 차량이 도착한 뒤에야 버스로 복귀해 운행을 재개했다.

이 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시

버스 운전대를 잡기 전 응급실 원무 행정 경력이 있는 엄씨는 평소 버스회사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학생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엄씨는 “사람의 생사가 오고 가는 짧은 시간 속에 저는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제가 응급실 원무 행정을 봤었는데, 긴급한 환자나 심폐소생이 필요한 분들도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내 가족이다 생각하고 여지없이 누구든 제가 달려가서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