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에서 사망한 50대 남성의 뱃속에서 마약류가 다량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남성이 마약을 삼켜 몸속에 숨겨 밀반입하는 수법인 일명 ‘보디패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자택에서 사망한 남성 A씨의 위장 등 장기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확인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지 만 하루 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A씨의 위장에서는 엑스터시 한 알이 각각 담긴 봉지 79개가 터진 채 발견됐다.
또 포장이 뜯어지지 않은 온전한 봉지도 130개나 남아있었다.
경찰은 A씨가 지난달 태국에서 귀국하며 몸속에 숨겨 밀반입하려던 마약 봉지가 터지며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A씨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A씨가 마약 복용자가 아닌 밀수 조직이 포섭한 보디패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체내에 마약 봉지를 넣어 운반하는 보디패커는 마약 봉지가 터지면 급사할 수 있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처음이지만, 외국에서는 종종 보디패커 역할을 하다 적발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태국 푸껫에 들어온 남아공 국적의 20대 남성이 보디패커로 적발됐다.
태국 세관국은 SNS를 통해 공개한 그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몸속에 든 동글동글한 마약 봉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남성은 1.49㎏에 달하는 115개의 코카인 봉지를 몸에 숨겼는데, 우리 돈으로 약 1억6000만 원어치에 해당한다.
지난 2019년에는 무려 246개의 코카인 봉지를 몸에 숨긴 한 일본 남성이 멕시코시티에서 일본의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