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선행을 베푸는 한 히어로의 ‘이중생활’이 재조명되며 귀감이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주도 배트맨의 이중생활’이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지며 감동을 주고 있다.
고담시를 수호하는 히어로 배트맨 복장에 배트카를 타고 제주도를 활보하는 남성.
그는 사실 제주도에서 대리운전 일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가끔 시간이 나면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쌀이나 밑반찬을 사다 드리거나, 복지시설 이용자분들께 필요한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었다.
과거 배트맨 복장으로 어린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던 미국인 사업가 레니 로빈슨에게 감명을 받아 똑같이 배트맨 복장으로 봉사를 시작했다고.
로빈슨은 2001년부터 이름과 신분 등을 숨긴 채 배트맨 복장으로 아픈 아이들을 위해 14년간 봉사한 미국의 사업가다.
그는 “배트맨은 얼굴이 공개돼버리면 영웅의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얼굴 공개는 물론이고 방송 출연 역시 선행의 가치가 퇴색될 거라 생각해 꺼렸었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바쁘게 살고 있지만, 그의 삶도 녹록지는 않았다.
과거 운동선수였던 그는 생활고와 큰 빚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월세 내고 여기저기 빚을 갚으면 남는 건 없다”면서 “사람을 너무 잘 믿다 보니까 지인들에게 배신을 많이 당해 경제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져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느낄 만큼 힘들었던 그는 예전부터 후원하던 할머니를 찾아갔다가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했다.
할머니는 “고맙습니다. 이제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했고, 그는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 배트맨이 되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살며 SNS를 통해 근황을 전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살아 있는 영웅이시네”, “너무 멋있다”, “찐 히어로” 등 찬사를 보냈다.
해당 내용은 2019년 1월 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의 ‘수줍은 히어로, 제주도 배트맨’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