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 앱에서 본 사진 속 유기동물들은 하나같이 예뻤다. 그래서 막연하게 ‘다들 입양 갔겠지’하고 생각했다.
며칠 뒤 앱을 다시 들어갔을 때, 배우 이초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 옆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국화꽃’. 유기동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표시였다.
지난 21일 방영된 SBS ‘뷰티 앤 더 비스트’에서는 유기견 ‘퐁당이’가 새 가족을 찾을 때까지 임시 보호를 하는 배우 이초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초희는 “3, 4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한두 마리 빼고는 다 국화꽃이었다”면서 “그걸 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들 너무 예쁜데 왜 (입양을) 못 가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런 걸 보고 나니까 한 마리라도 더 임시 보호를 해서 좋은 가족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임시 보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초희는 자신의 반려견 ‘요고’와 ‘모지’, 그리고 임시 보호를 맡은 ‘퐁당이’와 함께 등장했다.
임시 보호는 이번이 세 번째. 반려견 요고와 닮은 퐁당이를 우연히 보고 임시 보호를 신청했다.
이초희는 임시 보호자의 가장 큰 임무로 ‘입양을 잘 갈 수 있게 돕는 것’을 꼽았다.
입양 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명령어 훈련, 배변 훈련, 산책 훈련 등을 임시 보호자가 미리 해두면 입양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또 유기견을 보살피는 동안 성격이나 특징을 잘 관찰해서 꼼꼼하게 기록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마침내 퐁당이를 보살펴줄 가족을 찾았다. 그렇게 퐁당이가 입양 가는 날이 찾아왔다.
함께 보낸 시간이 떠올랐는지 이초희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퐁당이가 새 가족과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내길 기도했다.
퐁당이는 마지막이라는 걸 아는 듯 자꾸만 뒤돌아봤고, 결국 새 가족의 품에 안겨서 떠났다.
이초희는 “제가 바라는 건 임시 보호를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임시 보호의 장벽이 낮아지길 원해서 임시 보호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다.
“함부로 유기하지 말고, 함부로 입양하지 말고, 함부로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