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한일전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보여주는 장면들

By 이서현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풀세트 접전 끝에 숙적 일본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인 주장 김연경을 필두로 선수들 누구 하나 간절하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공을 막아내느라 온몸을 던졌고, 손을 떨 만큼 긴장한 상황에서도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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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맏언니로서 늘 팀에 활력을 넣어주는 김연경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연경은 지난달 31일 끝난 2020 도쿄올림픽 A조 조별리그 4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30점을 퍼부어 세트 스코어 3-2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국제배구연맹은 김연경의 활약을 홈페이지에서 집중 조명했다.

이어 김연경이 단일 올림픽에서 누적 횟수로 4차례나 30점 이상을 올렸으며 이는 역대 최초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허벅지 핏줄까지 터진 김연경 | 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후 김연경은 “다들 간절한 것 같다”라며 “왜 간절한지는 모르겠는데, 한·일전은 많은 국민의 큰 관심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말해주듯 김연경은 허벅지 핏줄이 터지면서까지 최선을 다했고, 그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릎 수술 후 2달 만에 올림픽에 함께 한 김희진 | [좌] KBS2 [우] SNS
주전 라이트로 나선 김희진은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5월 24일 무릎 통증으로 인해 왼쪽 무릎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다리 전체에 테이핑하고서도 경기마다 키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앞서 열린 케냐전에서 20득점을 올리며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1세트 한국팀은 잇따른 서브 범실로 실점했지만 김희진이 좌우 활발한 공격으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몸을 던져 공을 받아내는 리베로 오지영 | KBS2
끈질기게 공을 살리는 김연경과 염혜선 | KBS2

리베로 오지영은 온몸을 날려 일본의 공격을 철벽 수비했고, 세터 염혜선도 죽을 각오로 공을 살려냈다.

한국과 일본은 접점 끝에 5세트에서 승부를 벌이게 됐다.

7-8에서 김연경의 공격이 블로킹 맞고 떨어졌을 때 선수들의 발이 땅에 붙었다.

김연경이 펄쩍 뛰며 화를 냈고, 자세를 고쳐잡은 대표팀은 그때부터 분위기가 살았다.

5세트 일본의 매치포인트에서 박정아 선수 공격으로 일본을 따라잡자 무릎 꿇는 김연경 | KBS2

지독한 랠리 속 박정아의 공격이 연달아 성공하며 14-14가 됐다.

원포인트 서버 안혜진의 목적타 서브가 리시브를 흔들었고, 온몸을 날리는 수비가 이어지며 박정아가 다시 한번 힘을 짜냈다.

일본 블로커를 맞고 떨어진 공이 우리 코트 왼쪽 라인 밖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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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 선수들은 코트에서 어깨를 걸고서 빙빙 돌았고 라바리니 감독도 그 사이로 날아 들어왔다.

누리꾼들은 “진짜 눈물난다” “대단하다” “진심으로 다들 몸을 날려서 하더라” “부담 컸을텐데” “진짜 빛이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팀은 8월 2일 오전 9시에 세르비야와 마지막 조별리그 예선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