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사용해 주세요.”
미술작품 애호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문화재재단에 기부하면서 부탁한 내용이다.
15일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최근 RM이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RM은 지난해 9월에도 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지만, 당시에는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다.
RM이 지난해 기부한 금액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소장 중인 조선시대 활옷을 보존 처리하는 작업을 하는 데 쓰였다.
활옷은 조선시대 공주나 옹주가 왕실의 가례(嘉禮)에 입던 대례복이었다.
이후 민간으로 널리 퍼지면서 혼례 때 신부가 입는 예복으로 자리 잡았다.
RM이 보존·복원에 힘을 보탠 활옷은 20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39년 미국의 한 미술품 수집가가 이 옷을 미술관에 기증했는데, 비단에 다양한 문양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형태나 색감 등 보존상태도 양호해 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활옷은 현재 국내 30여 점, 국외 10여 점 등 전 세계에 40여 점이 남아있다.
RM의 기부금이 쓰인 활옷은 이달 중 국내에 들어와 보존 처리 절차를 거쳐 내년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LACMA에서도 2024년 전시가 예정돼 있다.
이번에 RM이 기부한 금액은 전 세계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산재한 한국 문화재, 그중에서도 ‘회화작품 명품’ 도록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미술·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한 RM의 가장 큰 취미는 미술관 관람과 미술품 수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취미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다녀간 갤러리와 박물관을 따라나서는 일명 ‘RM 미술관 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RM은 특히 한국 작가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는 박물관이나 갤러리 수가 많지 않아서 위대한 한국 작가들 작품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만의 박물관을 갖고 싶다”라며 자신의 미술 소장품을 모아 전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 사항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