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케냐에서는 아기 코끼리가 뉴스를 진행하던 기자를 방해해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케냐의 국영 방송사 ‘KBC’ 기자 엘빈 카운다는 한 비영리 야생동물 재활센터에서 케냐를 덮친 최악의 가뭄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재활센터는 과거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온 적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카운다는 앞으로 벌어질 일은 모른 채 코끼리 떼 앞에 서서 평소처럼 방송을 시작했다.
심각한 내용인 만큼 진지하게 녹화에 임한 카운다.
그런데 갑자기 카운다 뒤로 코끼리 한 마리가 슬금슬금 다가와 코로 그의 한쪽 귀를 더듬었다.
곧 코끼리의 코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점점 얼굴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예 카운다의 얼굴을 덮고서 그의 코와 입에 닿았다.
카운다는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를 썼지만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카메라 뒤로는 다른 기자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이 방송사고 영상은 온라인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10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이에 KBC는 해당 장면을 그대로 뉴스 화면으로 내보냈다.
취재진은 당시 코끼리들 방해로 10번도 넘게 NG가 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취재진은 40년 만에 케냐를 덮친 최악의 가뭄으로 수많은 어미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고아가 된 아기 코끼리들 상황을 보도했다.
케냐 당국에 따르면 밀렵보다 가뭄으로 죽은 코끼리의 수가 20배나 더 많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