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공군 전투기가 야산에 추락하며 20대 조종사가 순직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조종사는 민간인 피해를 막으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붙잡은 채 비상탈출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비극적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노후 전투기’를 조속히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SBS뉴스는 “노후 전투기 탄 조종사의 마지막 비행…’비극’ 막으려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며 노후 전투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故 심정민 공군 소령의 유족은 추락 사고가 발생한 F-5 전투기의 블랙박스와 교신 내용을 확인했다.
관제사와 교신에서 심 소령은 최초 비상탈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엔진에 화재 경고등이 들어오자 ‘이젝션(비상탈출)’을 급하게 2번 외쳤다.
하지만 심 소령은 비상탈출을 포기하고, 끝까지 조종간을 붙잡은 채로 추락했다.
공군 관계자는 “추락 직전 블랙박스 화면을 보면, 좌우로 민가가 보인다. 비상탈출을 했다면 확실하게 민가에 떨어졌을 거다. 그래서 심 소령이 민가 지역을 피하기 위해 조종했고, 마지막까지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 측은 전투기의 우측 엔진 연료도관에 생긴 머리카락 굵기의 구멍 2개에서 연료가 새며 화재가 발생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전투기의 노후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에 사고가 난 전투기는 1986년부터 36년간 운용한 노후 전투기였다. 다른 F-5 계열 전투기도 최초로 도입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2000년 이후에만 추락 사고가 9건 발생했으며, F-5 조종사 14명이 순직했다.
노후 전투기를 서둘러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공군 측은 매체에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조속히 추진하는 동시에, 경공격기 FA-50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