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손님의 간절한 외상 요청에 ‘거짓말이라도 보내주자’는 마음으로 흔쾌히 음식을 보내준 사장님의 후기가 올라왔다. 손님은 약속대로 음식값을 지불했고, 사장은 임신으로 노동이 쉽지 않은 손님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사장 A씨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에 ‘미혼모 손님 음식 보내드린 후기입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A씨는 “손님에게 장문의 문자가 왔고, 정상적으로 입금을 받았다”라며 “제 선택을 신뢰로 돌려받은 기분이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한 미혼모 손님이 외상으로 음식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 속 주문서에는 배달 요청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프다며 당장은 돈이 없지만 주문이 가능하다면 배달을 부탁한다며 주말이 돌아오기 전에 음식값을 드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손님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13번을 찾아 준 단골이었는데 모두 최소 배달 금액에 딱 맞춘 주문들만 했었다. A씨는 속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보내줬다.
이후 A씨는 아내를 통해 손님에게 연락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민폐를 끼칠 수 없다고 거절하는 손님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A씨 부부는 음식이 배달된 주소를 찾아갔다. A씨는 손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구면임을 알아차렸다.
A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오던 중학생 중 한 명인데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잘 기억났다”라며 “또래보다 키가 엄청 컸고 항상 문 열고 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웃으면서 인사하던 친구라 저 포함 저희 직원들도 예뻐했다”라고 회상했다.
현재 19살인 손님은 사정상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고, 의류 모델 아르바이트하면서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던 중 아이가 생겼다고 A씨에게 밝혔다. 손님은 아기가 배고플까 봐 거절을 당할지라도 최대한 불쌍해 보이게 요청사항을 적었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리 가게에) 하루 2시간 정도만 근무하는 파트타임 자리가 있는데 어떠냐”라고 물었고, 손님은 “시켜만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라고 답했다. 매장 오픈 전에 출근해 재료를 손질하는 일이라 배가 더 불러도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 일이었다.
A씨는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나 따뜻한 사람은 아니고, 그냥 초등학생 딸 둘 있는 아빠 입장에서 행동했다”라며 “지금도 충분히 먹고 살고 있고 가게 이름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