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전남 광주에서는 최고 20cm 넘는 눈이 쏟아졌다.
이런 날엔 소복소복 쌓인 눈을 뭉쳐 만든 눈사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차가운 눈에 시린 손 호호 불어가면서 만든 눈사람은 상상만으로도 뿌듯함을 자아낸다.
광주의 한 대학교 미대생들도 하얗게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해당 눈사람은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놀라운 퀄리티를 자랑한다.
마치 눈을 마주 보고 경쾌하게 인사 건넬 것만 같다.
사랑스러운 눈사람은 악당의 난입으로 사라져버렸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대 눈사람 근황’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사진이 올라왔다.
자신을 미대생이라고 밝힌 A씨는 “오후 8시 30분부터 새벽 3시 30분까지 총 7시간 동안 동기들과 열심히 눈사람을 만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혹시 몰라서 ‘부수지 말아 달라’라는 팻말을 만들기 위해 잠깐 과실에 간 사이 일이 일어났다”라고 분노했다.
A씨는 “누군가 (발로) 차서 망가뜨린 듯 보인다”면서 “우리 옆에서 같이 따로 만들던 음대생들의 토끼 눈사람도 같이 부서져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어떠한 이유로 눈사람을 부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다른 사람들이 정성 들여 만든 눈사람을 차는 일은 없었으면 하네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주변에서 응원해주시고 완성하고 사진도 찍고 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선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도록 부서진 눈사람 모습이 담겼다.
누군가 고의로 눈사람을 망가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눈사람을 공격하는 ‘눈사람 파괴자’들의 행각은 이전에도 빈축을 자아낸 바 있다.
‘눈사람 파괴자’는 동네 곳곳에 만들어진 눈사람을 맘대로 부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들은 길을 가다가 고의로 눈사람을 발로 차거나 가격했다.
이를 두고 “남이 열심히 만든 건데 어떤 권리로 그걸 부수냐”라는 의견과 “눈사람이 생물도 아니고 장난에 불과하다”라는 의견이 맞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