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섞인 마음으로 택배를 뜯어본 남편은 씁쓸하고 미안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종일 아내가 주문한 택배가 오네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자신을 30대 가장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가진 것 없이 아내와 결혼했다”며 “원룸에서 시작한 결혼생활이었지만, 아내는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진 여자였다”고 말했다.
당장 가진 것은 없지만, 부부는 맞벌이하며 남들 부럽지 않게 벌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숨통 트이는 날이 오겠지, 글쓴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아이가 생겼다. 부부는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조금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로 이사했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했던 것처럼 순조롭지 않았다. 아내는 임신 중에 권고사직 당했고, 이후 태어난 아이는 몸이 약해 병원을 매일 들락날락했다.
글쓴이는 “외벌이 생활이 자꾸 길어지고,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 점점 야위어가는 아내도 늘 안쓰럽다”고 말했다.
어느 날 휴가를 쓴 글쓴이는 아내에게 아이는 자신이 돌볼 테니 건강검진을 받고 오라고 말했다. 그렇게 집에 있는데 아내가 주문한 택배가 오기 시작했다.
글쓴이는 “정말 택배가 하루 종일 왔다”며 “집 앞에 놓고 가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산더미처럼 쌓여 문이 안 열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어려운 형편에 무슨 택배를 이렇게…’라고 생각하며 박스를 열어본 글쓴이. 안에 든 생수, 쌀, 샴푸, 물티슈 등 생필품과 비염이 심한 글쓴이를 위한 약초를 보고 그만 울컥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글쓴이와 아이를 위한 물건들이었다. 거기에 아내 것은 하나도 없었다.
글쓴이는 “아내가 맘카페 핫딜방에서 하루 종일 사는데,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그랬던 것”이라며 “사람이 사람답게 삶을 유지하는 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아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도 없었을 텐데, 아내는 이 많은 택배를 정리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가끔은 옷도 사고 기분전환도 좀 하라고 말했지만, 한사코 자신의 것은 필요없다고 아내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못난 남자 만나 저 고운 사람이 고생하고 사는 것 같아 씁쓸하다. 왜 이렇게 사는 게 팍팍한가요, 다들 그런가요?”하고 물으며 끝을 맺었다.
해당 사연은 지난 2019년 처음 공개됐고, 누리꾼들은 “보통 잔소리만 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 택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괜히 내가 다 울컥했다” 등 여러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