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졌던 영웅들이 주한미군 병사들로 밝혀졌다.
지난 3일 청주에 사는 20대 A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이태원 참사 당시 자신과 주변 사람을 구해준 은인을 찾는다고 전했다.
A씨는 이들이 참사 현장에서 30명가량의 사람들을 ‘무 뽑듯이’ 구조해 인근 가게들로 옮겼다며 이들에게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꼼짝 못하던 저를 번쩍 들어 올렸어요. 밭에서 무를 뽑아내 듯이요. 그날 절 살려준 흑인남성분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A씨는 이들이 지난달 30일 AFP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고 은인임을 확신했다.
인터뷰에서 비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는 이들은 참사 위기에서 간신히 골목 옆 난간으로 피신했고, 이후 깔린 사람들을 구조해 근처 클럽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한 현장에는 경찰이나 구조대원은 없었다.
이 사실을 몰랐고 골목 위쪽에 있던 사람들은 계속해서 골목으로 내려가려던 상황이었다.
테일러는 “모든 사람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사람들이 겹겹이 쌓이고 있는데 현장에서 그들을 도울 만한 충분한 사람들이 없었다”고 전했다.
참사 당시 A씨는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인파에 15분가량 깔려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때 건장한 흑인 남성과 외국인 일행이 다가와 키 182cm, 몸무게 96kg인 A씨와 인근 피해자들을 인파 속에서 뽑아 올려 구조했다는 것.
A씨는 “3명의 미군이 인터뷰에서 밝힌 이태원 참사 상황과 구조 활동 등이 내가 경험한 일들과 똑같이 일치한다. 내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갇혔던 곳은 골목의 중간 위치여서 구급대가 제일 늦게 접근한 곳이고 구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군들이 그곳에서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선 덕에 인명피해가 줄었다”라며 그들에게 꼭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당시 미군이 CPR을 하고 현장 통제를 도왔다는 목격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들은 주말마다 이태원을 순찰하던 주한미군 군기순찰대로, 사고 당일에도 순찰 도중 사고가 발생하자 구조 활동과 시민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