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가 과도한 주차 요금으로 ‘배짱 영업’ 논란이 일고 있다.
레고랜드는 사업 추진 11년 만에 지난 5일 정식 개장했다.
개장 후 두 번째 주말, 레고랜드 주차장은 빈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로 북적였다.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지만,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비싼 주차요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레고랜드는 1시간만 무료이고 이후부터는 무조건 1만 8천을 다 내야 한다. 대부분 주차장에 적용되는 장애인과 경차, 전기차 할인도 없다.
주차장이 없는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9곳의 레고랜드 중 미국 뉴욕·캘리포니아·플로리다에 이어 4번째로 비싸다.
소득이나 현지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춘천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차료인 셈이다.
주차장도 부족해 조금만 늦으면 외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이용객들은 국내 테마파크 중에서 두 번째로 비싼 6만 원의 입장료를 고려하면 주차 공간이나 요금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레고랜드 측은 주차장 임대료 등을 고려해 주차료를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레고랜드에 “최저 수준의 임대료를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잇따른 놀이기구 멈춤 사고와 과도한 소지품 검사에 대한 고객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드래곤코스터란 이름의 롤러코스터는 임시 개장한 지난 2일 처음 멈춤사고가 난 뒤 개장 당일인 5일과 그다음 날까지 모두 3차례나 멈춰섰다.
일부 승객들은 롤러코스터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등 불안에 떨기도 했다.
레고랜드 방문객들은 과도한 소지품 검사와 외부음식 제한 규정에도 불만을 터뜨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3년 놀이공원 음식물 반입금지는 ‘불공정 약관’이라고 적발하면서, 국내 다른 놀이시설은 이미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 과도한 소지품 검사로 입장이 지연된다는 하소연도 잇따랐다.
레고랜드 측은 지난 9일부터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고 있고, 앞으로는 위험물 반입 여부 등 기본적인 검사만 하도록 규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는 2011년 9월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그룹과 5683억원을 투자해 레고랜드를 짓기로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사업 부지에서 1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가 발견된 데다 사업 시행자의 자금 부족문제 등으로 정식 개장까지 11년이 걸렸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건설 조건으로 박물관과 유적공원을 만들어 출토 유물을 보존하겠다고 했는데 이 사업이 착공조차 못 하면서 불법 개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레고랜드가 건설된 터에 있던 유물들은 현재 인근 비닐하우스에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