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함에 점점 환멸 느낀 듯” UN과의 20년 인연 끝낸 안젤리나 졸리

By 이현주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오랜 시간 선행을 이어온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졸리는 20년 동안 인연을 맺은 UNHCR 특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안젤리나 졸리 인스타그램

졸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현지 단체와 직접 소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졸리는 2001년 UNHCR에서 일하기 시작해 2012년 특사로 임명됐다.

그동안 이라크 모술, 예멘 등 전 세계 분쟁 현장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안젤리나 졸리 페이스북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것 외에도 졸리는 SNS를 통해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팔로워만 1,400만 명이 넘는 졸리의 한마디는 영향력이 컸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가 UNHCR 특사직을 내려놓는 이유에 대해 “졸리는 최근 인권 침해 문제를 저지할 수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유엔에 환멸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졸리는 미국 ‘타임’을 통해 UNHCR을 비판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졸리는 “UN은 설립된 방식 탓에 삶과 권리에 관련해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한 채 전쟁과 박해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강대국들의 이익과 목소리에 영합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 년간 국제기구 역할에만 집중했으며 현지 단체와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데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UNHCR 측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졸리의 봉사와 헌신, 난민을 위해 이룬 변화에 감사한다”라며 졸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