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난 인도네시아 소년이 한국에서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 17일 세브란스병원은 ‘심장이소증’을 갖고 태어난 인도네시아 소년 미카엘 하레사난다(7)군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미카엘군은 100만명 중 5명꼴로 발병한다는 심장이소증을 갖고 태어났다.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대부분은 90% 이상이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생후 사흘을 넘기지 못하지만, 미카엘은 무려 7년을 버텼다.
미카엘은 인도네시아 병원에서는 2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현지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는 미카엘을 돕기 위해 다른 국가들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태가 심각해 치료가 어렵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단법인 글로벌사랑나눔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결됐다. 3억원가량의 수술비와 치료비 등은 사단법인 글로벌사랑나눔과 한국심장재단, 한국기독공보 등이 후원했다.
이후 세브란스병원에서 뇌 MRI, 심도자술 등 검사를 진행한 결과, 미카엘의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미카엘의 심장은 큰 혹처럼 몸 밖으로 나와 있었고, 두 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밖에 없었다. 이에 의료진은 미카엘의 수술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술을 집도한 한석주, 신유림 교수는 심장을 체내로 넣기 위해 우선 가슴과 복부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인공재료로 새로 만들었다. 심장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가슴에는 충분치 않아 복부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심방중격 절제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미카엘은 현재 일반 병동에서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병원 본관 회의실에서는 미카엘의 회복과 퇴원을 축하하는 환송회가 열렸다.
미카엘의 어머니 아구스틴씨는 “수술도 치료도 못 해주고 그저 지켜봐야 했던 지난 7년이 정말 힘들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라며 “아이가 한국에서 수술받고 건강하게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부터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를 통해 경제적인 문제와 의료수준의 한계로 고통받는 해외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지속해서 치료를 돕고 있다. 현재까지 총 88억 원 상당의 병원 내외의 지원금을 통해 아이티·케냐 등 29개국 226명의 환자를 초청 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