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공원에서 외국인 남성이 덫에 걸린 반려견을 구하려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늘 가던 산책길에서 갑작스럽게 난 사고였다.
지난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에 사는 40대 외국인 남성 A씨는 전날 오전 9시경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부산 대저생태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산책 도중 반려견 한 마리가 덫에 걸리는 사고가 일어나자, A씨는 먼저 흥분한 다른 반려견의 목줄을 붙잡아 몸에 고정했다.
이어 소리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반려견을 보며 정신없이 양손으로 덫을 잡아 벌렸다.
A씨의 반려견은 덫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기 전 구출돼 다행히 다리가 잘리는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다만 A씨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놀란 반려견들을 가까스로 진정시킨 후 그는 뒤늦게 손가락 쪽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그제야 왼손 검지 손가락 끝부분이 덫에 잘린 것을 알게 된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고가 난 곳은 A씨 부부가 매일 반려견들과 함께 산책하던 곳이었다.
A씨 아내는 연합뉴스에 “사고가 나기 전날에도 같은 코스로 산책했고 주말엔 아이들이 뛰어노는 걸 보기도 했다”라며 “만약 강아지가 아니라 아이가 놀다가 다쳤다면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다”라고 토로했다.
대저생태공원에서 불법 덫이 발견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이다.
A씨 사고에 앞서 다른 덫이 발견됐으며 오리가 걸려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원을 관리하는 낙동강관리본부 측은 순찰을 강화하고 불법 덫 금지 안내판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인근 CCTV 등을 토대로 덫을 설치한 이를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