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눈초리와 격앙된 목소리 그리고 다양한 손동작.
MBN ‘뉴스파이터’ 김명준 앵커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차분한 모습으로 신뢰성을 주는 다른 진행자와 달리 그는 종종 호통을 치며 ‘속 시원함’을 전했다.
하도 소리를 지르다 보니 ‘앵그리 앵커’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이런 그의 진행 스타일이 너무 시끄럽고 때로 혼나는 것 같다면 반감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있다.
하지만 시원시원하고 공감이 잘 된다며 애청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정인이를 아동학대로 숨지게 한 양부모에게 그가 “도대체 뭘 반성하는 거냐”며 분노하는 모습은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부터 ‘뉴스파이터’를 진행하며 몇 년째 쭉 호통을 쳐오던 그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민원인이 문제 삼은 건 지난해 11월 1일 ‘뉴스파이터’ 방송분이었다.
당시 김 앵커는 이태원 참사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긴급 브리핑 발언에 대해 늘 하던 대로(?) 호통쳤다.
그는 “156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 참사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지라는 겁니까. 누가 책임이 있다는 겁니까?”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어 이 장관의 사과문에 대해 “왜 이렇게 솔직하지 못해요. 말을 빙빙 돌립니까”라고 지적했다.
이후 패널에게 “그래 하도 너희 언론들이 사과하라고 하니까 내가 대국민 사과는 할게. 이런 건 아니겠죠?”라고 묻기도 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제1호에는 ‘방송은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과도한 고성·고함 등의 표현을 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3일 진행된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심의위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들은 “보기 불편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어야 한다”라며 품위유지 위반으로 방심위가 제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국민의힘 추천 위원들은 “과하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한다”라며 “방송은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그 기준에 문제가 있다면 방심위가 지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해당 사안은 심의위원 5인 중 3인이 행정지도 ‘권고’ 2인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 ‘권고’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