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 부대에서 간부들이 식사 후 식판 및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떠난 뒤, 그 뒤처리를 취사병에게 떠넘겼다는 병사의 폭로가 나왔다.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안녕하십니까? 6사단 병사입니다. 도저히 못 참겠어서 사진과 글 제보드립니다”라며 한 병사의 호소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몇 주 전 육군 참모총장님이 간부식당 폐지하시라는 말씀이 있었는데 여기는 아예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대 내에 고위 간부들이 따로 식사하는 메인테이블이 있는데 그분들은 식사 후 식판에 남겨진 음식물과 식기, 입을 닦거나 코를 푼 휴지, 이쑤시개, 음료 캔 등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조리병에게 방치해 놓고 간다”고 폭로했다.
또한 그는 “끼니마다 조리병이 아닌 일반 병사 3~4명이 450명에 달하는 대대 내 모든 인원 식판을 설거지하고 있다”면서 “몇 개월 전부터 계속 건의하는데도 방관과 방치를 반복한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실제 식판 사진을 함께 올리며 “막상 신고하면 진짜로 벌레 취급할 것 같다”면서도 “휴가가 잘리든 군기교육대를 며칠 가든 다 필요 없다. 제발 저희 좀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제보자의 글이 공개된 후 누리꾼들은 “어린아이도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치운다”, “좀 스스로 치우자”, “먹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 “예전부터 그랬다” 등 해당 부대를 비판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6사단은 같은 날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예하 대대에서 병영식당을 운영하며 간부들의 식사 후 정리를 병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비록 일부일지라도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단 차원에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라며 “병영식당에서는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잔반 분리 등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게끔 재강조 및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급식환경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간부와 병사 구분 없이 동일한 메뉴와 사후 처리를 기본 방향으로 하는 급식 시스템을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조리병들이 병사식당에서 본인의 고유한 기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부대 내 간부 식사는 외주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일로 장병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