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쏟아진 집중호우에 서초구 서초동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남매 중 남동생이 10일 오후 맨홀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남매인 A씨(50)와 B(46)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 50분께 서울시 서초구의 한 건물을 함께 나서던 중 덮개가 사라진 맨홀 속으로 사라졌다.
서초구에 사는 남매는 당시 편찮으신 아버지를 뵈러 빗속을 뚫고 부모님 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B씨가 누나를 바래다주려고 운전대를 잡았지만,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자 인근 건물에서 비를 피했다.
지난 9일 새벽 폭우로 뚜껑이 사라진 서울 강남구 배수구 | 연합뉴스
두 사람은 도로에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고, 시동이 꺼진 차는 물에 떠내려온 뒤 문제의 맨홀에서 약 5m 떨어진 거리에 멈췄다.
몇 시간 뒤, 물이 어느 정도 빠졌다고 생각한 A씨가 차로 다가간 순간 땅 밑으로 사라졌다.
수압을 견디지 못한 맨홀 뚜껑이 열린 상태였지만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
놀라서 누나를 구하려던 B씨도 맨홀로 함께 빠져 실종됐고, 이틀 위 실종 지점에서 1.4㎞ 정도 떨어진 서초구 반포동의 한 맨홀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나 A씨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가족은 아직 부모님과 아이들에게는 사고 소식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