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막차 끊겼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며 경찰을 부른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이를 거부하자 학생 학부모로부터 항의 전화까지 걸려 왔다고 한다.
지난 21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청 근무자 A씨가 쓴 ‘어젯밤부터 화가 나는 K-고딩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저 미성년자예요”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한 A씨는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과 왼쪽 팔에는 문신을 가진 고등학생 2명을 만났다.
학생들은 “막차가 끊겼다”라며 “집에 데려다 달라”라고 요청했다.
A씨는 학생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중요한 신고가 접수될 수도 있고, 40분이나 소요되는 거리를 이동해 택시처럼 데려다줄 수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길이 무서우면 지구대에서 부모님에게 연락해 데리러 와달라고 하라”라고 타일렀다.
그러자 학생들은 오히려 비웃으며 “저희 미성년자인데 사고 나면 책임지실 거냐? 아저씨 이름 뭐냐?”라고 되물었다.
A씨는 이름을 알려주며 “알아서 가라”라고 한 뒤 지구대로 돌아왔다.
A씨가 복귀한 지 1시간 뒤 한 학생의 부모로부터 항의 전화가 왔다.
학생의 부모는 “애가 이 시간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집에 데려다줘야지 뭐 하는 거냐”라며 “아이를 집에 데려다 달라”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아이들에게 택시비를 보내시든가, 직접 데리러 오시라”라고 답했다.
이에 부모는 “반드시 민원을 넣고 인터넷에 올리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A씨는 “경찰관이 미성년자를 길바닥에 내버려 두고 갔다고 각색해서 민원을 넣을 것 같다”라며 씁쓸해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그 부모에 그 자식”, “콩콩팥팥”, “경찰차가 자기 집 전용차인 줄 아나”, “내 자식도 중요하지만 경찰관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가장이다”라며 공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