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해병대가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 제36해병여단은 페이스북에 “탄약이 바닥나고 있어 아마도 오늘이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단은 “러시아군에 포위돼 일부는 전사하거나 포로로 잡혔다”며 “우리는 47일간 항구를 방어하기 위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불가능한 것까지 해왔다”고 덧붙였다.
여단이 전한 상황은 처참했다. 이미 병력의 절반이 부상자이며, 이들 중에서 팔다리가 멀쩡한 병사들은 다친 몸을 이끌고 나가 전선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보병이 모두 전사해 포병과 대공포병, 무선병, 운전병, 취사병, 군악대까지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최우선 공략 목표로 삼고 포위 공격을 계속했다.
마리우폴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아조프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가 이곳을 방어하기 위해 4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쳐왔으나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국회 연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무기들이 있으면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 우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8일 양국 국방장관 전화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했던 우리 군은 연설 이후에도 “살상무기 지원은 여전히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