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사는 한 남성이 로또 1등에 당첨된 이후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요청에 시달리며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은 남부 케랄라주에 사는 아눕이란 차량 운전기사로, 말레이시아로 일하러 가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아들의 돼지 저금통을 깨서 복권을 샀는데 2억 5000만루피(약 43억 8500만 원) 당첨의 행운을 만났다.
주에서 가장 높은 복권 당첨액이었던 만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신문의 각종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첨금을 나눠달라는 사람들이 빗발치면서 집 안에서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했다.
아눕의 전화는 하루 종일 울려댔고 매일 아침 모르는 사람들이 아눕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복권 당첨자는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요청할 수 있지만 아눕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별도로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금을 제외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이 1억 5000만루피(약 26억 2950만 원)일 뿐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 그의 집에 몰려왔다. 일주일 뒤 아눕은 영상을 올리며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1등 당첨된 것을 후회한다”며 “차라리 3등이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주정부는 아눕이 당첨금을 현명하게 쓸 수 있도록 재정 운용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눕은 현재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아눕은 당첨금으로 빚을 갚고 집을 마련한 뒤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남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계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