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 됐지만, 휴전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
그 사이 민간인과 군인 등 인명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가능성을 미리 알리지 않은 이유를 털어놨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WP와 인터뷰하며 러시아 침공에 앞서 서방이 수차례 경고를 해줬는데도 이를 우크라이나 내부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의견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만약 알렸다면 경제 손실이 컸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는 러시아 침공 사실을 알고도 후폭풍을 우려해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사실을 내부와 공유하지 않은 이유로 우크라이나 주민이 공포에 빠져 국외로 이탈한다거나, 경제가 붕괴하는 상황이 우려됐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소통했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잃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가 거세게 저항해 수도 키이우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것.
이는 미리 침공 징후를 알렸다면 국민들이 이탈해 현재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거센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 안전보다 경제를 우위에 뒀다는 비판과 함께 미리 알렸다면 국민들이 전쟁에 더 대비를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외에 “결국 권력을 잃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국가를 전시 체제로 두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 미국의 국외 도피 제안을 거절하고 군을 이끌며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그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 지지율은 올해 1월 23%에서 전쟁 후 91%로 순식간에 치솟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그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가 패션지 보그 모델로 등장해 온라인상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