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자마자 추락한 러 전투기, 조종사는 탈출했지만 민간인 희생 막지 못했다

By 이현주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34가 이륙 직후 추락해 자국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를 덮쳤다.

조종사는 탈출했지만, 사고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수호이 전투기가 예이스크 시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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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건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엔진에서 발생한 화재를 추락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예이스크는 아조우해 너머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을 마주 보는 러시아 남부 항만도시다.

국방부는 조종사 2명은 추락 전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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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6시 20분쯤 9층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최소 6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이들도 있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아파트 1층부터 5개 층 2000㎡, 17개 이상 가구가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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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낙하산으로 탈출한 조종사 중 한 명이 주민의 도움을 받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조종사는 의식은 있었지만 낙하산을 풀지 못하고 한동안 누워 있었고, 도우러 온 주민들은 조종사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격추된 거냐”라고 묻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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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직후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가수사위는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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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SU-34는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7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형 전폭기다.

러시아는 지난 3월 기준 SU-34 120여 대를 보유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15대 이상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