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한 에어컨 설치 기사가 실외기실이 좁다는 이유로 실외기를 방안에 설치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사건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베란다 없는 원룸형 오피스텔에서 일어났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해당 오피스텔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라고 소개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입주자분이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안 나온다고 연락했다”라며 “주인분께 전달하자, 연식이 오래됐으니 교체해주는 거로 얘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집주인은 직접 가전제품 직영점에 방문해 에어컨을 주문했고, 설치 당시 집주인과 입주자 모두 집을 비워야 해 기사에게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입주자로부터 “집이 너무 더워 살 수가 없다. 실외기에서 더운 바람이 나오는데 어떻게 하냐”라는 하소연을 들었다. 이에 A씨는 “에어컨 교체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 사진 좀 보내달라”라고 요청했다.
사진을 본 A씨는 깜짝 놀랐다. 에어컨 실외기가 원룸 방 안에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설치 기사가 에어컨 실외기실이 좁아서 실외기 안 들어간다고 방 안에 거치대 만들고 그 위에 떡하니 올려놨다. 제정신이냐”라며 “집주인은 어르신인데, 실외기실이 좁아서 거치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30만원 정도 설치비를 더 입금했다고 하더라”라고 황당해했다.
이어 “아무리 여름철 성수기 바쁜 건 알지만 이건 아니지 않냐. 설치할 수 없으면 취소하고 다시 주문하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입주자분은 너무 순하고 좋으신 분인데 화가 난다. 냉방이 됐으면 연락을 안 하셨을 텐데 더워 죽을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추가 글을 통해 A씨는 “에어컨을 구매한 직영점은 사라져 집주인이 영업점에 항의했다. 새로 설치 해주겠다고 하더라”라면서 “이야기가 퍼졌는지 설치 기사가 글을 내리라고 연락이 온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