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대 남성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남성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자 여전히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피해자의 아버지는 참다못해 아파트를 돌며 탄원서를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미성년자 약취 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A(42)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범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피해자를 보고 엘리베이터까지 뒤쫓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피해자를 붙잡아 다시 타게 하더니 흉기로 위협하며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했다.
이후 피해자를 옥상으로 납치하려는 과정에서 다른 주민을 마주치자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아파트 주차장에서 2시간 만에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에 따르면 피해자의 아버지 B씨가 아파트 곳곳을 돌며 탄원서를 받고 있었다.
B씨는 “한 분 한 분 다니면서 설명드리고 도와달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접 작성한 탄원서에는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구속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이게 대한민국 법이 맞냐고 화부터 났다”면서 “불구속해서 분명 귀가 조치 시켰을 텐데, 이게 구속이 안되면 도대체 어떤 걸 구속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하늘이 무너졌다. 지금 어디선가 A씨가 또 활보할 테고 제2의, 제3의 범죄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파트 주민들 역시 “어떻게 구속영장이 기각이 되냐?”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 엄청 걱정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기 고양경찰서 형사과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될 거라고 예측 못 했다”라며 미성년자 약취미수 외 다른 혐의에 대해서 영장 심사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